세월호 사건으로 지난 4월 중순 이후 지금까지 전 국민이 슬픔에 잠겨습니다.
안전불감증이 빚은 인재라는 점에서 그리고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희생자가 되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준 사건입니다.
빠른 시간 안에 상황이 수습되고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하여 국민들이 평온함을 되찾고 평온한 일상으로 복귀하기를 희망합니다.

심각한 사건을 겪은 이후에 나타나는 공포감과 불안을 의학용어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이라고 부릅니다.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 장애 통계 편람(DSM-IV-TR)에서는 사건과 관련된 다음의 문항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을 1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반복할 때 PTSD로 진단합니다. 

 1) 사건에 대한 반복적이고 집요하게 떠오르는 고통스런 회상
 2) 사건에 대한 반복적인 괴로운 꿈
 3) 사건을 다시 반복적으로 겪고 있는 듯한 행동이나 느낌
 4) 사건과 유사하거나 상징적인 내외적 단서에 노출 되었을 때 나타나는 심리적 고통
 5) 사건과 유사하거나 상징적인 내외적 단서에 노출 되었을 때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

세월호 사건의 생존자들과 희생자의 유가족들은 이러한 심리적/생리적 변화에 노출되어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특히 단원고 학생들은 사고를 당한 2학년 뿐만 아니라 친한 학생들과 관련이 있는 1,3 학년의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까지 직간접적으로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있을 것입니다.
사고 이후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후속 재난에 대처하기 위해 각계에서 주의를 기울이고 빠른 회복을 위해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경계(驚悸), 정충(怔忡)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경계는 두근거림이 시시때때로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분노나 공포 혹은 불안의 감정, 수면장애, 기분장애, 그리고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를 동반하는 상태를 이야기합니다.
정충은 가끔씩 두근거림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하며 경계보다 증상이 한층 심해진 상황입니다.
해당 신체적 증상들에 대해 <동의보감>에서는 천왕보심단, 사물안신탕, 청심보혈탕 등의 처방을 복용하면 좋아질 수 있다고 기록이 되어있습니다.
이는 모두 자율 신경 실조증을 다스리고, 정서 뇌의 흥분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을 주는 처방들입니다.

그리고, 사고로 직간접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호흡에 지장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호흡을 하지 않고 얕은 호흡을 지속적으로 빠르게 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pH 균형이 무너지고 그에 따라 심장은 더 빨리 뛰게 되어 불안함이 가중되는 악순환을 겪게 됩니다.
따라서 맑은 공기를 자주 마시고 복식호흡과 심호흡을 자주 해주는 것이 장기적인 스트레스 관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치료적으로는 명상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면 뇌의 불안 정도가 감소하고 마음에 평온함을 주는 대뇌의 알파파가 활성화되어 사고 후유증으로부터 멀어지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증상이 극심한 경우에는 주변의 관심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사고 관련자분들에게 현재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안정과 휴식, 그리고 위로라고 생각합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빌며, 아이들과 함께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 모든 분들의 천국은 아름다고, 편안하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상황의 조속한 수습과 더불어 관련자분들의 심신의 피로와 불안이 빨리 회복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다나을한의원 주성완 원장 -